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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연재 · 연무대의 겨울 2 (전 3화)

야간 행군 끝에 보이던 불빛

처음 쥔 소총의 반동, 눈물 콧물의 화생방, 발바닥 물집을 데리고 걷던 밤길. 연재 '연무대의 겨울' 두 번째 이야기입니다.

공개일

군장 배낭과 수통, 랜턴 불빛과 별을 그린 야간 행군 일러스트

장면 · 사격장

사격장 가는 날 아침은 유난히 조용했다. 언 땅에 엎드리면 흙의 냉기가 뼛속까지 올라왔고, 처음 쥔 소총의 개머리판은 생각보다 세게 어깨를 밀었다. 화약 냄새가 코끝을 스치고 귓속이 멍해진 채로 표적지를 바라보면, 맞았는지 빗나갔는지보다 손끝의 떨림이 먼저 느껴졌다. 총이라는 물건의 무게를 스무 살의 몸이 그날 처음 배웠다.

화생방 훈련장은 들어가기 전부터 눈치로 알 수 있었다. 앞 조가 문을 나서며 쏟아 내는 눈물 콧물이 답이었다. 안에서는 숨 한 모금이 그렇게 아까울 수가 없었고, 밖으로 나와 언 바람에 얼굴을 씻고 나면 서로의 몰골을 보며 웃음이 터졌다. 눈물범벅인 채로도 웃을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것도 그 겨울이었다.

시대 자료로 확인한 대목

논산의 육군훈련소는 6·25 전쟁 중이던 1951년에 창설되어, 훈련소 일대가 '연무대'라는 이름으로 불려 왔다. 이후 수십 년 동안 수많은 청년이 이 문을 거쳐 갔고, 입영 열차와 면회소 김밥 같은 말들이 한 시대의 공통 기억이 되었다.

편집 확인 · 육군훈련소 연혁·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확인

장면 · 야간 행군

야간 행군의 밤은 발끝만 보고 걸었다. 완전군장이 어깨를 파고들고 뒤꿈치의 물집이 걸음마다 신호를 보냈지만, 대열은 어둠 속에서 앞사람 군장의 흰 표식 하나에 의지해 나아갔다. 논둑길을 지날 때는 언 흙냄새가, 마을 어귀를 지날 때는 아득한 개 짖는 소리가 밤의 이정표였다. 십 분 휴식 구령이 떨어지면 다들 군장을 진 채로 길바닥에 벌렁 누웠고, 그때 올려다본 겨울 하늘에는 별이 유난히 많았다.

"다 왔다, 조금만 더 가자." — 앞뒤에서 그 말이 번갈아 이어졌다. 정말로 다 온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모두 그 말에 기대어 걸었다.

행군의 밤에는 저마다 다른 것을 생각하며 걸었다. 누구는 면회소에서 다 먹지 못한 김밥을, 누구는 고향 집 아랫목을, 누구는 두고 온 사람의 얼굴을 꺼내어 걸음 위에 얹었다. 생각이 바닥나면 허기가 그 자리를 채웠으므로, 다들 무엇이든 골똘히 생각하려 애썼다.

고개를 하나 넘었을 때 멀리 막사의 불빛이 보이던 순간을,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은 오래 잊지 못한다. 그날 밤 내무반 난로 곁의 불침번은 유난히 길고 따뜻했다. 조개탄 사그라드는 소리와 동기들의 고른 숨소리 사이에서 걸어온 밤길을 되짚다 보면 어느새 교대 시간이 왔다.

그 겨울밤에 다져진 다리로 저마다의 평생을 걸었다. 물집은 아물고 흉터는 옅어졌지만, 캄캄한 길도 끝에 불빛 하나 보이면 걸을 만하다는 것을 몸이 기억한다. 그 기억은 훈련소 담장을 넘어서도 오래 쓸모가 있었다.

CONTEXT STAMPS

이 이야기의 시절과 장소

군대: 육군 · 훈련소·교육 · 논산 육군훈련소연대: 1970년대 · 후반

THEN & NOW

그 시절 → 지금

오래된 장면에서 오늘 챙겨 볼 생활정보로 길을 이어 놓았습니다.

생활 가이드

무릎 인공관절 수술비 지원, 수술 전에 신청해야 받습니다

완전군장을 견디던 무릎도 세월 앞에서는 시큰거립니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때 의료비를 지원받는 제도를 정리했습니다.

수술비 지원은 소득 등 자격 요건이 있고, 수술 전에 보건소에 먼저 신청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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