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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후반

연재 · 연무대의 겨울 3 (전 3화)

이등병 계급장과 첫 휴가의 골목

수료식 연병장의 함성, 서로 달아 주던 계급장, 몇 달 뒤 첫 휴가 날 골목 어귀의 어머니. 연재 '연무대의 겨울'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공개일

던져 올린 군모와 이등병 계급장, 김밥 도시락을 그린 수료식 일러스트

장면 · 수료식

수료식 날 아침의 연병장은 몇 주 전의 그 언 땅이 맞나 싶게 낯설었다. 각을 잡은 군복에 반들반들 닦은 군화, 구령에 맞춰 일제히 꺾이는 팔다리. 입소하던 날 발밑에서 서걱거리던 그 흙 위를, 청년들은 제법 군인 티가 나는 걸음으로 지나갔다. 식이 끝나고 함성과 함께 하늘로 던져 올린 모자들이 겨울 햇빛에 잠깐 반짝였다.

막사로 돌아와 서로의 옷깃에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 주었다. 삐뚤어졌다고 웃고, 다시 달아 주며 또 웃었다. 웃음의 끝은 길지 않았다. 자대가 갈리며 뿔뿔이 흩어질 시간이 왔기 때문이다. 몽당연필로 꾹꾹 눌러 적은 집 주소를 주고받으며, 제대하면 꼭 한번 보자는 약속이 막사 안을 몇 바퀴 돌았다.

장면 · 자대 가는 길

배치를 받아 떠나는 길, 트럭 짐칸과 완행열차 창가에서 청년들은 저마다 처음 듣는 지명을 손바닥에 적어 쥐고 있었다. 차창 밖으로 겨울 들판이 하염없이 지나갔고, 어디쯤 가고 있는지 물을 사람도 없었다. 두려움 반 설렘 반이라고들 하지만, 그 밤의 저울은 대개 두려움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첫 휴가는 몇 달을 별러서 왔다. 위병소를 나서는 순간 공기부터 달았다. 완행버스 차창 너머로 산세가 점점 눈에 익어 갔고, 면 소재지 정류장에 내려 신작로를 걸을 때는 군화 속 발가락까지 마음이 급해졌다.

장면 · 골목 어귀

골목 어귀에서 물동이를 이고 오던 어머니가 우뚝 멈춰 섰다. 군복 입은 아들을 한눈에 알아보고도 한동안 말이 없다가, 물동이를 내려놓고는 그저 아들의 등을 몇 번이고 쓸어내렸다. 그날 저녁 밥상에는 아들이 좋아하던 반찬이 총출동했고, 아랫목은 밤새 아들 차지였다.

"우리 아들 얼굴이 반쪽이 됐네." — 어머니는 그렇게 말했지만, 사실 아들의 얼굴은 입소하던 날보다 그을리고 단단해져 있었다.

휴가 마지막 날 새벽, 부엌에서 도마 소리가 났다. 어머니는 또 김밥을 싸고 있었다. 면회소의 그 김밥이었다. 정류장까지 따라 나온 어머니는 버스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고, 아들은 차창에 이마를 대고 그 모습이 점이 될 때까지 바라보았다.

연무대의 겨울은 수료식으로 끝나지 않고 그 뒤로도 오래 각자의 몫으로 이어졌다. 그 겨울을 지나온 청년들이 지금 일흔 안팎의 어른이 되었다. 김밥 한 줄로 받았던 온기를, 이제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되돌려주면서.

CONTEXT STAMPS

이 이야기의 시절과 장소

군대: 육군 · 훈련소·교육 · 논산 육군훈련소연대: 1970년대 · 후반

THEN & NOW

그 시절 → 지금

오래된 장면에서 오늘 챙겨 볼 생활정보로 길을 이어 놓았습니다.

생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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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절의 이등병들이 이제 혜택을 챙길 나이가 되었습니다. 만 65세부터 챙길 노인 혜택을 기초연금부터 차례대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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