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가지 약, 안전하게 챙겨 드시는 법
혈압약·당뇨약·관절약처럼 여러 약을 같이 먹는 어르신을 위한 복약 관리 안내. 같은 성분 약 중복과 약 부작용·상호작용을 줄이는 법, 약 목록 한 장 만들기, 단골 약국 정하기, 깜빡했을 때 대처, 다제약물 관리 상담까지 쉬운 말로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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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봉지가 서랍 한 칸을 채울 때
어느 댁이든 칠순 무렵이 되면 약봉지가 부쩍 늘어납니다. 내과에서 받은 혈압약과 당뇨약, 정형외과의 관절약, 거기에 잠 안 올 때 먹는 약, 속 쓰릴 때 먹는 위장약까지. 아침 한 줌, 저녁 한 줌을 털어 넣다 보면 내가 지금 무슨 약을 몇 알 먹는지 본인도 헷갈립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약을 한꺼번에 드시는 것을 다제약물이라고 부릅니다. 보통 하루에 다섯 가지 이상을 꾸준히 드시는 경우를 말하지요. 병이 여럿이면 약도 여러 개인 게 당연하고, 그 자체가 잘못은 아닙니다.
문제는 약이 늘수록 ‘약끼리의 사고’가 생기기 쉽다는 점입니다. 한 병원만 다니면 의사가 약을 한눈에 보지만, 여러 병원·여러 약국을 다니면 누구도 전체 그림을 못 봅니다. 그 틈에서 같은 약이 겹치고, 안 맞는 약이 섞입니다.
왜 약이 많아지면 위험이 커지나
두 가지 사고가 대표적입니다. 하나는 약 중복입니다. A병원에서 받은 약과 B병원에서 받은 약이 이름만 다를 뿐 같은 성분일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본인도 모르게 그 성분을 두 배로 드시게 되어 몸에 무리가 갑니다. 진통제나 소염제, 감기약에서 이런 겹침이 흔합니다.
다른 하나는 상호작용입니다. 어렵게 들리지만 ‘약끼리 서로 부딪친다’는 뜻입니다. 한 약이 다른 약의 효과를 너무 세게 만들거나 반대로 약하게 만들어, 멀쩡하던 약이 갑자기 탈을 냅니다. 혈압이 뚝 떨어지거나, 피가 너무 묽어지거나, 졸음이 쏟아지는 식으로 나타납니다.
약 가짓수가 늘수록 이런 사고가 생길 확률은 차곡차곡 올라갑니다. 약이 많아 어지럽고, 어지러워 넘어지고, 넘어져 다치는 일이 어르신에게는 드물지 않습니다. 약을 무조건 줄이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꼭 필요한 약은 잘 드시되, 안 겹치고 안 부딪치게 정리하자는 것입니다.
지금 드시는 약을 한 장에 적으세요
복약 관리의 첫걸음은 종이 한 장입니다. 지금 드시는 약을 전부 적어 보십시오. 약 이름, 한 번에 몇 알인지(용량), 하루에 몇 번 드시는지. 이 세 가지면 됩니다.
적기 어려우면 더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약봉지나 약 설명서, 처방전을 한곳에 모아 두고, 그대로 봉지째 들고 병원과 약국에 가시는 겁니다. 약사가 보면 무슨 약인지 알아봅니다. 사진을 찍어 두었다가 보여 드려도 됩니다.
여기서 빠뜨리기 쉬운 것이 있습니다. 처방받은 약만 약이 아닙니다. 약국에서 그냥 사 드시는 진통제·소화제·감기약, 텔레비전 광고를 보고 챙겨 드시는 건강기능식품,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이나 한약재까지 — 이것들도 다른 약과 부딪칠 수 있습니다. 다 함께 알려야 의사와 약사가 제대로 봐 줍니다.
이 약 목록 한 장은 병원 갈 때마다 들고 다니십시오. 새 약이 추가되거나 끊은 약이 있으면 그때그때 고쳐 적으면 됩니다.
단골 약국 한곳에서 통합 점검 받기
병원은 진료과에 따라 여러 곳을 다닐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약국은 되도록 한곳을 정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단골 약국이 생기면 그 약사가 어르신이 어떤 약을 드시는지 전체를 알게 되어, 새 약이 들어왔을 때 ‘이건 지금 드시는 저 약과 겹친다’고 짚어 줄 수 있습니다.
약을 받으실 때 약사에게 그냥 받아만 오지 마시고 한마디 물어보십시오. ‘이 약, 제가 먹는 다른 약하고 같이 먹어도 괜찮나요’, ‘겹치는 건 없나요’ 하고요. 약 목록 한 장을 보여 드리면 더 정확하게 점검해 줍니다.
나라에서도 이런 점검을 돕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에서 여러 약을 드시는 분의 복용 상태를 살펴보고 상담해 주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약사가 집으로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하는 형태도 있습니다. 다만 대상과 운영 방식은 지역과 해마다 다를 수 있으니, 우리 동네에서 받을 수 있는지는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정확합니다.
끊지도, 두 배로 늘리지도 마세요
약 때문에 속이 불편하거나 몸이 안 좋다고 느끼면, 본인 판단으로 약을 딱 끊어 버리는 분이 계십니다. 이건 위험합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드셔야 하는 약을 갑자기 끊으면 오히려 혈압이 치솟거나 위험한 상황이 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으니 한 알 더 먹자’, ‘효과를 더 보려고 두 알 먹자’ 하는 것도 안 됩니다. 약은 정해진 양이 있고, 마음대로 늘리면 그게 곧 과용입니다.
약을 바꾸고 싶거나 줄이고 싶은 마음이 들면, 끊기 전에 먼저 의사나 약사에게 말하십시오. ‘이 약을 먹으면 이런 게 불편하다’고 솔직히 말씀하시면, 양을 조절하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는 방법을 의사가 찾아 줍니다. 자르고 줄이는 결정은 약을 처방한 사람의 몫입니다.
깜빡했을 때, 미리 약사에게 물어두기
약을 깜빡 잊고 안 드시는 날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문제는 깜빡한 다음입니다. 어떤 약은 생각났을 때 바로 드시면 되지만, 어떤 약은 다음 먹을 시간이 가까우면 한 번 건너뛰고 그냥 다음 분량만 드시는 게 맞습니다.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몰아 드시는 것은 대개 위험합니다.
그런데 이게 약마다 다릅니다. 그래서 평소에, 약을 받으실 때 미리 물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 약을 깜빡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요. 미리 답을 알아 두면 막상 깜빡한 날 당황하지 않습니다.
잘 빠뜨리시는 분이라면 그 답을 약통에 메모로 붙여 두거나 가족에게도 알려 두십시오. 급할 때 머릿속이 하얘지는 건 약 챙기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약통·알람·가족, 빠뜨림과 중복을 막는 도구
기억력에만 기대면 약은 빠뜨리거나 두 번 드시기 쉽습니다. 그래서 손에 잡히는 도구를 쓰는 게 좋습니다. 가장 흔한 것이 요일별 약통입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아침·점심·저녁 칸이 나뉜 통에 일주일 치를 미리 담아 두면, 칸이 비었는지만 봐도 드셨는지 안 드셨는지 한눈에 압니다.
시간을 자주 놓치신다면 휴대폰 알람이나 시계 알람을 약 먹는 시간에 맞춰 두십시오. 알람 맞추기가 손에 안 익으면 가족에게 한 번 부탁해 두면 됩니다. 멀리 사는 자녀가 전화로 ‘약 드셨어요’ 하고 챙기는 것도 큰 힘이 됩니다.
약을 담거나 챙기는 일을 가족이 함께 봐 주면 중복이 줄어듭니다. 일주일 치를 약통에 담는 날, 가족이 옆에서 ‘이 약이랑 저 약이 비슷하게 생겼는데 둘 다 맞아요?’ 하고 한 번 짚어 주는 것만으로도 사고를 막습니다.
약 때문일 수 있는 새 증상, 그냥 넘기지 마세요
약을 새로 드시기 시작했거나 가짓수가 늘어난 뒤로 없던 증상이 생겼다면, 그게 약 때문일 수 있습니다. 자주 보이는 신호는 이렇습니다. 까닭 없이 어지럽다, 낮에도 졸음이 쏟아진다, 자꾸 휘청거리고 넘어진다,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된다, 변비나 입마름이 심해졌다.
‘나이 들어 그러려니’ 하고 넘기기 쉽지만, 약을 바꾼 시점과 증상이 생긴 시점이 비슷하다면 한번 의심해 볼 만합니다. 특히 어지럼과 잦은 넘어짐은 그냥 두면 골절 같은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이럴 때 스스로 약을 끊지 마시고, 드시는 약을 모아 약사나 의사에게 보여 주며 ‘이 약을 먹은 뒤로 이런 게 생겼다’고 말씀하십시오. 약을 조정하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 힘들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등 급한 상황이면 망설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십시오.
준비물·확인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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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행 순서
- 지금 드시는 약을 이름·용량·하루 횟수까지 종이 한 장에 적거나, 약봉지를 한곳에 모읍니다.
- 처방약뿐 아니라 약국에서 산 약·건강기능식품·한약도 그 목록에 함께 적습니다.
- 되도록 단골 약국을 한곳 정하고, 약 받을 때 ‘겹치거나 부딪치는 약은 없는지’ 물어봅니다.
- 약을 깜빡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약사에게 미리 물어 두고, 답을 메모해 둡니다.
- 요일별 약통에 일주일 치를 담고, 약 먹는 시간에 알람을 맞추거나 가족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 불편한 점이 있어도 끊거나 늘리지 말고, 약사·의사에게 말해 조정 방법을 찾습니다.
- 어지럼·졸림·잦은 넘어짐 같은 새 증상이 생기면 약을 모아 약사·의사와 상의하고, 급하면 119에 연락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병원을 여러 군데 다니는데, 약이 겹치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가장 쉬운 방법은 드시는 약을 전부 한곳으로 모으는 것입니다. 약 이름·용량·하루 횟수를 적은 목록 한 장을 만들거나 약봉지째 들고, 가시는 병원과 단골 약국에 그대로 보여 주십시오. 약사가 같은 성분이 겹치는지, 서로 부딪치는 약이 있는지 확인해 줍니다. 약국을 한곳으로 정해 두면 그 약사가 전체를 알게 되어 점검이 더 정확합니다.
약을 먹으니 어지럽고 자꾸 넘어집니다. 그냥 끊어도 될까요
본인 판단으로 약을 끊는 것은 위험합니다. 혈압약이나 당뇨약처럼 꾸준히 드셔야 하는 약을 갑자기 멈추면 오히려 더 안 좋아질 수 있습니다. 어지럼과 잦은 넘어짐은 약 때문일 수 있으니, 끊지 마시고 드시는 약을 모아 약사나 의사에게 ‘이 약을 먹은 뒤로 이렇다’고 말씀하십시오. 양을 줄이거나 다른 약으로 바꾸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도 의사한테 말해야 하나요
네, 꼭 알리시는 게 좋습니다. 건강기능식품이나 한약도 드시는 약과 부딪쳐 효과를 바꾸거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처방약만 약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약국에서 산 진통제·소화제, 광고 보고 챙겨 드시는 영양제, 한의원에서 지은 한약까지 전부 알려야 의사와 약사가 제대로 봐 줍니다.
약을 깜빡하고 안 먹었는데, 다음에 두 알 먹으면 되나요
두 번 분량을 한꺼번에 드시는 것은 대개 위험하므로 권하지 않습니다. 깜빡했을 때 어떻게 하는지는 약마다 다릅니다. 어떤 약은 생각났을 때 바로 드시면 되고, 어떤 약은 다음 먹을 시간이 가까우면 한 번 건너뛰는 게 맞습니다. 그러니 약을 받으실 때 ‘이 약을 깜빡하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하고 약사에게 미리 물어 두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여러 약을 점검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보건소에서 여러 약을 드시는 분의 복용 상태를 살펴보고 상담해 주는 다제약물 관리사업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약사가 방문하거나 전화로 상담하는 형태가 있습니다. 다만 대상과 운영 방식은 지역·연도마다 다를 수 있으니, 우리 동네에서 받을 수 있는지는 가까운 보건소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직접 확인하십시오. 약 자체에 대한 정보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품안전나라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공식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새 창에서 열림)
다제약물 관리사업 등 건강·복약 관련 사업 안내. 대상과 운영은 지역·연도마다 다를 수 있으니 확인 필요.
-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나라(새 창에서 열림)
의약품 정보와 안전 사용 안내를 찾아볼 수 있는 공식 누리집.
- 보건복지부(새 창에서 열림)
보건·복지 정책 안내. 보건복지상담센터는 129.
금액과 자격 기준은 해마다 조금씩 바뀝니다. 신청 전에 위 공식 기관에서 최신 내용을 한 번 더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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