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초반
으능정이에서 기다리던 오후
길목의 기다림, 지하 계단 아래의 눅눅한 공기와 새 옷 냄새, 레코드 가게의 오후. 1990년대 초 대전 으능정이 거리의 장면들입니다.
공개일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나와 서 있게 되는 자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쉴 새 없이 오가는 길목에서 누구는 손목시계를 올려다보고, 누구는 발끝으로 바닥을 톡톡 두드리며 기다렸다. 버스에서 막 내린 얼굴들이 한꺼번에 밀려오면 그 물결 속에서 아는 얼굴 하나를 찾느라 눈이 바빠졌다. 저만치서 손을 흔드는 사람을 발견하고서야 어깨에 힘이 풀렸고, 두 사람은 별말 없이 웃으며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밟았다.
장면 · 지하상가
계단을 몇 칸 내려서면 바깥의 소음이 한 겹 멀어지고, 서늘하고 눅눅한 공기 속에 새 옷 냄새와 군것질거리 냄새가 뒤섞여 코끝에 감겼다. 노란 백열등 아래 좌판마다 색색의 물건이 소복이 쌓여 있었고, 흥정하는 목소리와 총총거리는 발소리가 낮은 천장에 부딪혀 웅웅 울렸다. 딱히 살 것이 없어도 그 좁은 길을 몇 번이고 오가며 유리 진열장 앞에 코를 바싹 대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장면 · 레코드 가게
가장 오래 발걸음을 붙드는 곳은 레코드 가게였다. 문을 밀면 안쪽에서 흘러나오던 노래가 온몸을 부드럽게 감쌌고, 손끝으로 음반을 한 장씩 넘기다 보면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헤드폰 한쪽씩을 나눠 낀 연인들이 서로의 표정을 살피던 오후가, 그 낮은 천장 아래 고여 있었다.
으능정이 거리는 이름도 그대로, 지금도 대전의 한복판이다. 그 오후의 온기를 기억하는 걸음이라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은 여전히 낯익을 것이다.
CONTEXT STAMPS
이 이야기의 시절과 장소
THEN & NOW
그 시절 → 지금
오래된 장면에서 오늘 챙겨 볼 생활정보로 길을 이어 놓았습니다.
정부지원금 쓸 수 있는 곳 찾기
으능정이와 지하상가의 가게들이 지역사랑상품권 가맹점인지 미리 찾아보고 나서면 걸음이 한결 가볍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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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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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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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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